좋은 부모 행복한 아이

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좋은 부모 행복한 아이

부모·자녀 교육정보

부모·자녀 모두를 위한 교육 정보 가이드

목록내용
성평등가족부 X 김미정 상담본부장_1편, 아이가 보내는 작은 SOS, 놓치지 마세요
등록일 2025-11-20 조회수 203


성평등가족부 X 김미정 상담본부장

아이가 보내는 작은 SOS, 놓치지 마세요



김미정(BTF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아이가 보내는 작은 SOS, 놓치지 마세요



선생님, 저 정말... 너무 바보 같아요.


우리 애가 그렇게 피해당하는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내 새끼가 어떤 일을 당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학교 가기 싫다는 애를 꾀병이라고 잔말 말고 당장 나가라고 야단만 쳤어요. 말수도 없어지고 잠도 못자는 걸 보면서도 그저 사춘기가 세게 오나보다 넘겨버렸던 제가 너무 밉고 바보 같아요.

애가 처음 힘들어했을 때 그 때 좀 들어주고 지켜줬다면 온 몸에 멍이 들 일도, 딥페이크 영상이 그렇게 퍼질 일도 없었을텐데.. 이젠 아이가 방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아요. 하루 하루 애가 혹시 극단적인 선택을 다시 할까봐 마음 졸이고 있어요. 저 자신이 용서가 안돼요..

 


최근 상담실을 찾은 푸른이(가명) 엄마는 딸의 고통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하고 보호해 주지 못한 자책감으로 오열했습니다. 

저는 엄마의 눈물 어린 시간에 함께 머물며 마음을 전했습니다. 


“당신은 나쁜 엄마가 아니에요. 지금 이렇게 아이 곁에 있으니까요.”


부모의 하루는 언제나 빠듯합니다. 생계, 집안일, 가족 돌봄까지... 정작 ‘내 아이의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사라지곤 하지요. 게다가 많은 아이들은 “나 힘들어”라는 말을 끝내 꺼내지 못합니다. 학교폭력의 신호는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나갑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책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아이의 마음과 신호를 알아차리는 일, 그것이 아이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왜 아이들은 말로 하지 않을까요?



“말하면 걔들이 더 괴롭힐 것 같아요”, 

“엄마 아빠한테 혼나면 어쩌죠? 실망할 거예요”

“말해봤자 소용없을 거예요.”


상담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학교폭력으로 마음속엔 폭풍이 치고 있는데, 그걸 말로 꺼내는 건 너무 두렵다고 합니다.

BTF 푸른나무재단의 2025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 학생의 약 38.4%가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도움을 청해도 잘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18.9%)”, “나 하나 때문에 여러 사람이 힘들어질 같아서(12.9%)”, “소문이 나서 내가 더 힘들질 것 같아서(11.2%)”, “보복 당할 거 같아서(10.7%)” 등이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침묵을 선택합니다. 그 침묵은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혹시 말하면 더 아플까 봐” 스스로를 지키려는 마지막 방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신호는 나타납니다.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할 신호는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SOS는 대부분 말이 아닌 '변화'로 나타납니다.

평소와 다른 모습, 설명되지 않는 행동, 조금씩 달라진 일상.. 이런 작은 변화들이 바로 아이가 보내는 신호입니다.


▣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신체적 징후)

설명이 애매한 상처들 : "엄마, 그냥 넘어졌어요." 아이가 자꾸 같은 말만 반복한다면 한 번 더 살펴보세요. 팔, 다리, 배에 난 멍이나 긁힌 자국이 너무 자주 생긴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프다는 말이 늘어납니다 : "배 아파요", "머리 아파요", "어지러워요" 아프다는 말은 늘어나지만 특별한 의학적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자녀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등교 시간에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잠과 식사가 달라집니다 : 아이의 몸은 마음보다 먼저 반응합니다. 잠을 설치거나, 자꾸 피곤하다고 말하거나, 식사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늘었다면 그건 “나 요즘 힘들어요”라는 무언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 마음이 무너지고 있습니다(정서·행동적 징후)

"학교 가기 싫어요" 처음엔 가끔이던 말이 아침마다 자주 반복됩니다. "학교 안 갈래요“, ”가기 싫어요“ 뒤에 숨은 진짜 이유는 "학교가 무서워요"일 수 있습니다.

물건들과 용돈이 자꾸 사라집니다. 새로 산 운동화가 더러워지고, 필통이 없어지고, 용돈이 자꾸 부족합니다. "잃어버렸어요", "누가 가져갔어요"라는 말이 반복된다면, 분실이 아닌 다른 상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 사소한 일에 폭발하거나 갑자기 울기도 합니다. 왜 그런지 물어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합니다.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방 안에만 있으려 합니다. 밥 먹으러 나오지 않고, 가족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며, 대화를 피합니다. 예전엔 수다스럽던 아이가 점점 조용해지고, 집 안에서도 문을 잠그고 혼자만의 시간을 늘립니다.

"나는 안 돼", "난 바보야" 갑자기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이 많아집니다. "난 쓸모없어", "아무도 날 안 좋아해" 이런 자기비하는 반복적인 부정적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관계와 일상이 무너집니다(관계·학업적 징후)

친구 이야기가 사라집니다. 예전엔 친구 이름을 자주 말하고 전화도 받았는데, 이제는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생일 파티 초대도, 단체 채팅방 얘기도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휴대폰 사용이 극단적으로 변합니다.

-SNS나 메신저를 보고 얼굴이 굳거나 손을 떱니다

-휴대폰을 보다가 갑자기 화면을 끄거나 숨깁니다

-휴대폰을 아예 멀리하거나 게임도 SNS도 갑자기 끊어버립니다.

공부에 손을 놓습니다. 평소 성실하던 아이가 숙제를 안 하고, 시험을 망치고, 성적이 갑자기 떨어집니다. "집중이 안 돼요", "하기 싫어요"라는 말 뒤에는 심리적 여유를 잃었다는 신호가 있습니다.


징후를 발견했을 때, 부모의 첫 반응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용기 내어 작은 신호를 보낼 때, 부모의 첫 반응이 자녀의 마음을 여닫습니다. 


▣ 이렇게 반응하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당장 말해! 무슨 일이야? 누가 괴롭혀?”→ 성급한 추궁에 더 위축됩니다.

“엄마(아빠)가 뭐든 다 해결해 줄게.”→ 과한 약속이 오히려 불안을 키웁니다.

“뭐 그까짓 일로 그래?”→ 자녀는 피해를 인정·공감받지 못해 마음을 닫습니다.

“네가 먼저 잘못한 거 아니야?”→ 자녀는 부모에게 배신감과 자책감을 느낍니다. 


▣ 이렇게 반응하면 아이는 마음을 엽니다

"요즘 힘든 일 있니? 엄마가 들어줄게."→ 자녀는 공감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천천히 이야기해도 괜찮아. 엄마는 기다릴게."→ 부모의 지지에 안전감을 느낍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말해줘서 고마워."→ 믿어주는 말이 아이를 안심시킵니다.

"엄마는 네 편이야.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아이는 혼자가 아님을 느낍니다.

 


초기 대응, 부모가 기억해야 할 것들



학교폭력은 부모에게도 깊은 충격과 상처를 남깁니다. 하지만 성급히 해결하려 하기보다, 먼저 아이 곁에 머무르는 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엄마는 네 편이야.” “너는 소중한 아이야.”

이 말을 매일 들려주세요. 함께 밥을 먹고, 짧은 산책을 나서는 일상의 루틴이

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안정감을 줍니다.


그리고 부모도 숨 쉴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경험하는 부모의 죄책감, 분노, 무력감 등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혼자 처리하려고만 말고, 배우자나 친구, 혹은 전문가와 그 마음을 꼭 나누세요. 부모가 무너지지 않아야 아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 학교폭력 전문 상담전화

- 청소년 상담전화: 1388

- BTF푸른나무재단 전국 학교폭력 상담전화: 1588-9128

-학교폭력 신고·상담 전화: 117



조급해하지 마세요.

회복은 일직선이 아닙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주저앉기도 합니다. 어제보다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가 안전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푸른이 엄마는 이제 매일 딸의 방문 앞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는 여기 있어. 네 옆에서 언제나 기다릴게.”

저는 푸른이 엄마에게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진심어린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이렇게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배우고 마음을 내어 자녀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는, 충분히 괜찮은 부모입니다. 

 



자녀연령별 육아정보 이전글, 다음글 목록
이전글 성평등가족부 X 이재은 조교수_2편, 일의 절정기에서 사라진 여성들, 그리고 다시 쓰는 삶의 서사
다음글 성평등가족부 X 김미정 상담본부장_2편, 우리 아이 지키는 일상의 습관